일본 3월은 히나마츠리, 졸업식, 하나미(벚꽃놀이), 춘분의 날 등 다양한 전통과 변화가 공존하는 계절입니다. 계절의 전환점에서 만나는 일본의 풍경을 확인해 보세요.

일본 3월 풍경

일본 3월, 졸업의 계절

일본의 3월은 이별과 새로운 시작이 공존하는 시기입니다. 대부분의 학교에서는 3월 중순 이후 졸업식이 열리며, 학생들은 정든 친구들과 아쉬운 작별을 나눕니다. 우리나라와 달리 일본은 4월이 새 학기의 시작이기 때문에, 3월은 졸업의 달로 인식되고 있습니다.

졸업식은 정해진 의식을 따라 조용하고 엄숙하게 진행되며, 학생들은 교복을 입거나 정장을 갖춰 입고 참석합니다. 이때 가족들도 함께 참석하여 학생의 새로운 출발을 축하합니다. 흩날리는 벚꽃을 배경으로 찍는 졸업 사진은, 일본에서 3월의 정서를 상징하는 장면 중 하나입니다.

이처럼 일본의 3월은 한 해의 끝이자, 다음 단계를 준비하는 전환점으로서 중요한 의미를 지니고 있습니다.

히나마츠리, 여자아이의 건강을 기원하는 날

매년 3월 3일은 일본에서 ’히나마츠리(ひな祭り)’라는 전통적인 행사가 열리는 날입니다. 이는 여자아이의 건강과 행복을 기원하는 날로, 가족들은 집안에 히나인형(雛人形)을 장식하며 아이의 무사한 성장을 기도합니다.

히나단(雛壇)이라 불리는 계단식 단 위에는 일본 전통 궁중의상을 입은 인형들이 올려지며, 이 장식은 보통 5단 또는 7단으로 구성됩니다. 최근에는 한쌍의 남녀 인형만을 간단히 장식하는 1단 구성도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이날은 히나아라레라는 색색의 쌀과자와 액운을 막는 의미를 담은 히시모치 떡을 함께 올려놓으며, 신사에 방문해 아이의 건강을 기원하는 가족도 많습니다. 히나마츠리는 단순한 행사 그 이상으로, 가족의 사랑과 전통이 이어지는 특별한 날입니다.

벚꽃의 시작, 일본식 하나미 문화

3월이 되면 일본 전역은 서서히 분홍빛으로 물들기 시작합니다. 규슈에서 시작된 벚꽃은 도쿄, 그리고 홋카이도로 이어지며 일본 열도에 봄이 왔음을 알립니다. 이 시기를 즐기기 위한 대표적인 문화가 바로 ‘하나미(花見)’, 즉 벚꽃 구경입니다.

하나미는 단순히 벚꽃을 감상하는 것을 넘어, 벚꽃나무 아래 돗자리를 펴고 가족, 친구, 동료들과 함께 음식을 나누며 봄을 만끽하는 행사입니다. 일본의 대표적인 하나미 명소 중 하나인 도쿄의 우에노공원은 이 시기 수많은 사람들로 붐비며, 좋은 자리를 확보하기 위해 전날 밤부터 대기하는 풍경도 흔합니다.

하나미 문화는 일본인들의 공동체 의식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행사로, 따뜻한 봄바람 속에서 자연과 사람, 계절의 흐름을 함께 느끼는 소중한 시간이 됩니다. 벚꽃은 단지 꽃이 아니라, 일본의 봄을 대표하는 상징 그 자체인 셈입니다.

3월은 이사와 채용의 계절

일본에서 3월은 새로운 시작을 준비하는 계절입니다. 신입사원들은 4월 입사를 앞두고 새 출발을 위한 이사를 진행하고, 회사들도 본격적인 회계연도 시작 전 마지막 채용 활동에 나섭니다.

신입사원뿐 아니라 이직을 준비하는 직장인들도 새로운 회사 근처로 이사하거나, 이사 준비를 마무리하는 시기입니다. 이 때문에 3월은 일본 내에서 부동산과 이삿짐센터 수요가 가장 높은 달 중 하나이며, 좋은 매물이나 이삿짐 예약을 위해 1~2월에 미리 준비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도심 곳곳에서는 이직 페어나 채용 설명회가 활발히 열리며, 기업들은 인재 확보에 총력을 기울입니다. 4월이라는 ‘새 출발’을 앞두고 일본 사회 전체가 활기차게 움직이는 시기, 바로 3월입니다.

춘분의 날, 일본의 봄맞이 공휴일

일본의 3월은 겨울과 봄이 교차하는 시기로, 졸업식, 벚꽃 개화, 이사철 등 다양한 계절 행사가 이어지는 활기찬 시기입니다. 이 가운데 가장 대표적인 공휴일로는 ‘춘분의 날(春分の日)’이 있습니다.

2026년 일본의 3월 주요 공휴일은 다음과 같습니다.

3월 20일 (금요일): 춘분의 날 (春分の日)

자연과 생명을 소중히 여기는 의미를 담은 날로, 낮과 밤의 길이가 같아지는 시점을 기념하는 공휴일입니다. 이 날을 전후로 많은 사람들이 봄꽃을 보러 나들이를 가거나, 조상의 묘소를 찾아가는 전통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특히 전국 각지의 절에서는 ‘하이간(彼岸)’이라 불리는 조상 추모 의식이 진행되며, 자연과 조화롭게 살아가려는 일본인의 삶의 자세를 엿볼 수 있는 날입니다.

춘분의 날은 단순한 쉬는 날을 넘어, 봄을 맞이하는 일본의 정서를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공휴일입니다. 이 시기에 일본을 방문한다면, 계절의 전환점에서 자연과 함께하는 일본만의 문화를 깊이 체험할 수 있을 것입니다.

Share.
Exit mobile versi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