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4월의 진짜 의미를 파해칩니다. 입학과 입사의 시즌, 벚꽃과 함께하는 하나미 문화, 보행자 천국, 골든위크까지 일본의 4월을 깊이 있게 소개합니다.

일본 4월, 진짜 새해가 시작되는 순간
일본에서는 1월 1일이 공식적인 새해이지만, 실제로 ‘새해가 시작되는 느낌’은 4월에 더 가깝습니다. 그 이유는 바로 입학식과 입사식, 그리고 새로운 회계연도가 모두 4월 1일부터 시작되기 때문입니다. 이 시기에는 전국의 학교와 기업에서 새로운 시작을 알리는 행사가 줄줄이 열립니다.
특히 초등학교 입학식 날에는 마이크를 잡은 교장선생님의 훈화 말씀이 운동장에 울려 퍼지고, 부모와 함께 입학한 아이들은 아직 낯선 교정에서 새로운 환경에 적응해 나가기 시작합니다. 이런 풍경은 한국의 새 학기 모습과도 비슷하지만, 일본에서는 4월이야말로 ‘진짜 새해의 시작’이라는 정서가 뿌리 깊습니다.
게다가 이 무렵은 벚꽃이 만개한 뒤 푸른 잎이 돋아나는 시기와도 겹치기 때문에, 계절의 변화와 함께 ‘새로운 시작’이라는 상징이 더욱 뚜렷하게 다가옵니다. 일본 사회 전반이 이 시기를 전환점으로 인식하며, 거리 곳곳에서도 분주한 분위기를 쉽게 느낄 수 있습니다.
벚꽃이 진 후에도 계속되는 축제 분위기
3월 말에서 4월 초, 벚꽃 아래에서의 하나미(花見)를 끝낸 일본인들은 다시 일상으로 돌아가지만, 도시는 여전히 들뜬 분위기를 유지합니다. 벚꽃이 졌다고 축제가 끝나는 것은 아닙니다. 오히려 본격적인 나들이 시즌이 시작되는 시기입니다.
4월 도쿄의 평균 기온은 약 19도로, 따뜻한 봄바람이 불어오는 이상적인 날씨 덕분에 평일이든 주말이든 거리에는 사람들이 가득합니다. 곳곳에서는 도로를 차량 대신 사람에게 개방하는 ‘보행자 천국(歩行者天国)’ 이벤트가 열려, 도심 전체가 하나의 거대한 축제장처럼 변합니다.
보행자 천국은 단순히 도로를 걷는 것에 그치지 않습니다. 거리 공연, 플리마켓, 야끼소바나 타코야끼 같은 길거리 음식, 시원한 생맥주 한 잔까지 더해져 그야말로 오감을 만족시키는 거리 축제가 펼쳐집니다. 벚꽃 시즌의 여운을 이어가며, 일본 사람들은 봄의 한가운데에서 삶의 활력을 충전합니다.
보행자천국, 걷기 좋은 계절의 상징
일본의 봄, 특히 4월은 ‘걷기 좋은 계절’이라는 표현이 딱 어울리는 시기입니다. 따스한 햇살과 기분 좋은 바람이 불어오는 이 계절, 거리에는 자동차보다 사람들이 더 많이 보입니다. 그 중심에는 일본의 독특한 거리 문화인 ‘보행자천국(歩行者天国)’이 있습니다.
보행자천국은 일정 시간 동안 특정 도로를 차량 통행 없이 사람들에게 개방하는 제도로, 일본 전역의 도심과 지역 상점가 등에서 정기적으로 시행됩니다. 특히 봄철에는 축제나 지역 행사와 맞물려 더욱 활기를 띠게 되며, 단순한 보행 공간을 넘어, 음악 공연과 퍼레이드, 먹거리 장터 등이 어우러지는 문화 공간으로 탈바꿈합니다.
자동차 대신 사람들의 발걸음으로 채워지는 거리, 그리고 그 속에서 자유롭게 웃고 즐기는 사람들의 모습은 일본식 봄맞이 풍경의 상징이라 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모습은 단순한 도로 통제를 넘어, 사람 중심의 도시 문화를 보여주는 일본만의 특별한 계절감입니다.
골든위크를 향한 카운트다운
4월이 절정을 향해 달려갈수록, 일본 전역은 조용한 설렘에 휩싸입니다. 그 이유는 바로 일본 최대 연휴인 골든위크(Golden Week)가 코앞으로 다가오기 때문입니다.
골든위크는 4월 말부터 5월 초까지 이어지는 연속 공휴일로, 일본인들이 1년 중 가장 길게 휴식을 취할 수 있는 시기입니다. 특히 4월 29일 ‘쇼와의 날’을 기점으로 憲法記念日(5월 3일), みどりの日(5월 4일), こどもの日(5월 5일)이 연달아 이어지며, 주말과 대체휴일까지 겹치면 최대 열흘의 휴일이 생기기도 합니다.
이 시기를 앞두고 일본인들은 이미 몇 달 전부터 여행, 귀성, 각종 이벤트 계획을 세우기 시작합니다. 카렌다 도오리(달력대로 쉬는 방식)로만 쉬더라도, 이 시기의 기대감은 일상 곳곳에서 느껴집니다. 비행기와 신칸센 예약, 호텔 객실, 테마파크 티켓은 순식간에 매진되고, 도시 전체가 분주해집니다.
“올해 골든위크는 어떻게 보낼까?”라는 질문은 봄철 인삿말처럼 자연스럽게 오가는 말이 됩니다. 그렇게 일본의 4월은, 골든위크를 향한 카운트다운과 함께 더욱 활기를 띠게 됩니다.
2026년 4월 일본 공휴일 정리
2026년 4월, 일본은 새로운 학년과 회계연도가 시작되는 시기이자 본격적인 봄을 맞이하는 달입니다. 특히 4월 말에는 일본 최대 연휴 중 하나인 골든위크의 시작을 알리는 중요한 공휴일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 4월 29일 (수요일): 쇼와의 날 (昭和の日)
‘쇼와의 날’은 쇼와 천황(裕仁)의 생일을 기념하는 공휴일로, 2007년부터 공식적으로 제정된 국경일입니다. 이 날은 단순히 천황의 생일을 기리는 데서 나아가, 격동의 시대였던 쇼와 시대를 되돌아보며 미래를 생각하는 날로 여겨집니다.
2026년의 쇼와의 날은 4월 29일 수요일로, 아쉽게도 다른 공휴일과 붙지는 않지만, 골든위크의 포문을 여는 중요한 날로 인식됩니다. 많은 일본인들이 이 날을 기점으로 여행을 떠나거나 연차를 사용해 긴 휴가를 계획하기도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