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6월은 공휴일이 없어 평일과 주말로만 채워진 달입니다. 골든위크가 끝난 후 다시 돌아온 일상. 장마가 시작되는 초여름의 일본 풍경을 만나보세요.

골든위크 이후, 다시 일상으로 돌아온 6월
골든위크 긴 연휴가 있던 5월과 달리 일본의 6월은 마치 한숨 돌린 듯 조용하고 차분한 분위기로 접어듭니다. 도심 거리는 휴일 인파가 빠져나가 한결 여유로워지고, 학교와 직장에서는 다시 평소의 일정이 차분히 이어집니다.
벚꽃으로 물들었던 거리는 초록 잎이 짙어지며 완연한 초여름의 색을 띠고, 도쿄를 비롯한 주요 도시의 기온은 20℃ 안팎으로 올라 활동하기 좋은 날씨가 지속됩니다. 하지만 6월은 일본의 장마철이 시작되는 시기이기도 해 비가 잦아지고 습도가 높아집니다. 그래서 사람들은 우산이나 가벼운 바람막이를 챙겨 외출을 준비하는 것이 일상처럼 자리 잡습니다.
이 시기에는 공식적인 공휴일이 없습니다. 오래 쉴 수는 없지만 대신 주말마다 근교 여행이나 짧은 나들이를 계획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기차로 1~2시간이면 도착할 수 있는 해안가나 산속 캠핑장이 인기이며, 인근 공원에서 자전거를 타거나 도시 근처 온천을 즐기는 것도 6월만의 여유로운 풍경입니다.
투명음료 열풍, 일본식 여름맞이
일본 6월은 장마전, 더워지는 날씨와 함께 시원함을 찾는 소비 트렌드가 두드러집니다. 그중 대표적인 것이 바로 ‘투명음료(클리어)’입니다. 처음에는 단순히 생수에 향을 더한 플레이버 워터가 인기를 끌었지만, 이제는 커피, 차, 심지어 콜라까지 투명하게 만든 제품들이 편의점 진열대를 가득 채웁니다.
맛은 기존 제품과 비교해 호불호가 있지만 0칼로리 혹은 저칼로리라는 건강 이미지와 시각적으로 주는 청량감이 소비자들을 사로잡았습니다. 특히 여름을 앞둔 6월, 투명한 음료병을 손에 들고 다니는 모습은 일본에서 하나의 계절 풍경처럼 자리 잡았습니다.
일부 제품은 기간 한정으로 출시되어 시즌 한정판을 찾는 재미도 쏠쏠합니다. 매년 새로운 조합과 콘셉트가 등장해 호기심 많은 소비자들의 관심을 끌고 있죠. 투명함 속에 숨어 있는 의외의 풍미를 즐기는 것은, 더위와 장마 사이에서 시원함을 찾는 일본식 여름맞이 방식이라 할 수 있습니다.
주말 힐링 여행, 도쿄 근교 바다와 산
일본 6월은 따뜻하고 쾌적한 날씨 덕분에 주말마다 짧은 힐링 여행을 떠나기 좋은 시기입니다. 도쿄를 예로 들면 기차로 1~2시간만 이동해도 바다와 산, 두 가지 매력을 모두 즐길 수 있는 장소에 갈 수 있습니다. 바다를 좋아하는 이들에게는 에노시마, 가마쿠라, 요코하마 등이 인기입니다.
특히 에노시마는 슬램덩크의 배경지로 유명해 철도 건널목 앞에서 사진을 찍는 ‘성지순례’ 관광객들로 늘 붐빕니다. 맑은 날에는 해안가를 따라 산책하거나 서핑을 즐기는 사람들의 모습이 어우러져 여유로운 분위기를 느낄 수 있습니다.
산을 찾는 이들에게는 초록으로 가득한 계곡과 캠핑장이 제격입니다. 6월은 한낮에도 덥지 않고, 밤에도 크게 춥지 않아 야외 활동하기에 최적입니다. 계곡 물에 발을 담그며 더위를 식히고, 숲속에서 바람과 새소리를 들으며 보내는 시간은 도시에서 쌓인 피로를 씻어줍니다. 짧지만 알찬 주말 여행은 다음 주를 위한 에너지를 채워줍니다.
장마 쓰유의 시작
6월 말이 되면 일본은 본격적인 장마철, ‘쓰유(梅雨)’에 접어듭니다. 남쪽 규슈부터 시작해 점차 북쪽으로 올라가는 이 장마는 약 한 달간 이어지며 연일 흐린 하늘과 잦은 비가 이어집니다. 장대비가 쏟아지기도 하지만, 하루 종일 부슬부슬 내리는 가랑비도 많아 우산이 일상 필수품이 됩니다.
이 시기 일본 거리에는 비를 막아주는 장우산과 휴대하기 편한 접이식 우산을 쓴 사람들의 모습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습니다. 편의점과 잡화점에서는 다양한 디자인의 우산과 레인코트가 불티나게 팔리기도 합니다.
장마는 다소 불편함을 주지만, 동시에 일본 초여름의 독특한 정취를 만듭니다. 비에 젖은 골목길과 반짝이는 가로수 잎, 그리고 비 사이로 피어나는 수국은 이 시기만의 낭만입니다.
교토의 후쿠치야마, 가마쿠라의 메이게쓰인처럼 수국 명소는 장마철에도 관광객들로 붐빕니다. 습도가 높아지는 만큼 시원한 음식과 음료가 인기를 끌고, 제습기나 부채, 냉방 용품이 필수입니다. 비록 하늘은 흐리지만 장마는 일본 초여름이 주는 고유한 풍경과 여유를 느낄 수 있는 계절이기도 합니다.
2026년 일본 6월 공휴일
2026년 일본 6월에는 공식적인 공휴일이 없습니다. 즉, 6월은 한 달 내내 평일과 주말로만 구성됩니다. 다음 공휴일은 7월 셋째 주 월요일인 바다의 날(海の日)입니다.
이 때문에 많은 일본인들은 6월을 ‘휴일이 없는 달’로 불립니다. 그래서 주말을 활용해 짧은 여행이나 레저 활동을 즐기며 버티는 경우가 많습니다. 해외 관광객들에게는 오히려 여행하기 좋은 시기이기도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