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문턱에선 일본 9월 풍경을 담았습니다. 가을 한정 메뉴, 금목서 향기까지. 경로의 날·국민의 휴일·추분의 날로 이어지는 2026년 9월 공휴일 정보도 함께 소개합니다.

일본 9월, 가을에 느끼는 색다른 매력
9월의 일본은 여름의 뜨거운 열기가 서서히 잦아들며, 계절이 천천히 가을로 넘어가는 문턱에 서 있습니다. 한낮에는 여전히 반팔 차림이 어울릴 만큼 따뜻하지만, 아침과 저녁에는 선선한 바람이 불어와 가벼운 겉옷이 필요해집니다.
장마와 태풍이 지나간 뒤, 맑고 높은 하늘이 펼쳐지고 습도도 낮아져 여행하기에 최적의 기후가 이어집니다. 여름휴가철의 인파가 한풀 꺾인 덕분에 인기 관광지에서도 한결 여유로운 분위기를 느낄 수 있습니다.
도심에서는 여전히 활기가 넘칩니다. 도쿄 시부야 스크램블 교차로를 가득 메운 사람들의 발걸음, 신주쿠와 하라주쿠의 번화가를 거니는 젊은이들, 그리고 에노시마나 가마쿠라처럼 바다와 함께할 수 있는 근교 여행지까지, 9월의 일본은 다양한 표정을 보여줍니다.
가을 한정 메뉴가 카페와 이자카야에 등장하고, 거리에는 금목서(金木犀)의 은은하면서도 강렬한 향이 퍼져 가을의 시작을 알립니다. 계절의 변화를 눈으로 보고, 향기로 맡고, 입으로 맛볼 수 있는 이 시기는 여행자들에게 특별한 추억을 남겨줍니다.
가을 한정 메뉴와 편의점 신제품
9월이 되면 일본 곳곳에서 ‘가을 한정(秋限定)’이라는 문구가 눈에 띄기 시작합니다. 카페에서는 밤, 고구마, 단호박을 활용한 라떼와 디저트가 시즌 메뉴로 등장하고, 편의점 진열대에는 가을 한정 과자와 음료가 줄지어 섭니다.
특히 일본 편의점은 계절별 신제품 출시 속도가 빠르기로 유명해, 같은 브랜드에서도 매주 새로운 맛이 나옵니다. 예를 들어, 진한 단맛의 마론 몽블랑 롤케이크, 고구마 모찌, 그리고 단호박 푸딩 등이 가을 한정 라인업에 오릅니다.
편의점 커피 코너에도 변화가 찾아옵니다. 시나몬이나 흑설탕 시럽을 곁들인 가을풍 커피, 따뜻한 밀크티 등이 인기를 끌며, 여행 중 잠시 쉬어갈 때 계절을 느끼게 해줍니다. 이렇게 일본의 가을은 편의점과 카페만 들러도 충분히 맛볼 수 있고, 새로운 제품을 찾는 재미가 더해져 ‘편의점 신상 투어’가 하나의 여행 코스가 되기도 합니다.
갑작스러운 폭우와 금목서 향기
9월의 일본은 가을로 접어드는 길목이지만, 여전히 날씨는 변덕스럽습니다. 맑았던 하늘이 순식간에 먹구름으로 뒤덮이더니 장대 같은 비가 쏟아지는 날이 자주 있습니다.
이런 폭우는 길 위의 사람들을 갑작스럽게 발걸음 멈추게 만들고, 지붕 있는 상점가나 역 대합실로 몰리게 합니다. 여행자라면 접이식 우산을 항상 가방에 넣어두는 것이 안전합니다. 하지만 비가 그치고 나면 언제 그랬냐는 듯 하늘이 개고, 공기는 한층 선선해집니다.
9월 하순이 되면 거리에는 은은하면서도 달콤한 향기가 퍼집니다. 그 주인공은 바로 금목서(金木犀)입니다. 주황빛 작은 꽃송이에서 풍기는 향은 멀리서도 알아챌 만큼 강렬하고, 어느새 발걸음을 향기 나는 쪽으로 이끌어 줍니다. 일본에서는 이 향을 맡으면 가을이 시작되었다는 것을 실감한다고 합니다.
여행 중 우연히 마주친 금목서 향은 9월 일본만의 계절감을 더욱 선명하게 느끼게 해줍니다.
가을 단풍 여행 시즌의 시작
9월의 일본은 단풍 시즌의 서막을 알리는 시기입니다. 아직 도쿄나 오사카 등 도심에서는 푸른 잎이 많지만, 홋카이도나 도호쿠 지방의 산악 지역에서는 이미 물들기 시작한 단풍을 볼 수 있습니다.
특히 홋카이도의 다이세쓰산(大雪山) 국립공원은 9월 초순부터 붉고 노란 단풍이 절정을 맞이하며, 이 시기에만 볼 수 있는 초가을의 색채를 선사합니다. 산 정상에서 내려다보는 풍경은 마치 수채화처럼 부드럽고, 선선한 바람과 함께 가을의 깊이를 느끼게 합니다.
이른 단풍 여행은 인파가 몰리는 10~11월보다 여유롭게 즐길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트레킹을 하거나 케이블카를 타고 정상에 올라, 아직 초록과 붉은빛이 공존하는 풍경을 감상하는 것도 추천할 만합니다.
9월의 일본 단풍은 본격적인 가을의 시작을 알리는 신호탄이자, 여행자들에게 한 발 앞서 계절을 만나는 특별한 경험을 제공합니다.
2026년 9월 일본 공휴일 정보
2026년 9월 일본에는 세 번의 공휴일이 있습니다.
먼저 9월 21일(월)은 경로의 날(敬老の日)로, 장수와 노인을 공경하는 의미를 담은 휴일입니다. 그다음 9월 22일(화)은 국민의 휴일(国民の休日)로, 경로의 날과 추분의 날 사이에 법적으로 지정된 휴일입니다. 마지막으로 9월 23일(수)은 추분의 날(秋分の日)로, 낮과 밤의 길이가 같아지는 시기이며 조상 묘를 참배하고 자연을 기리는 날입니다.
9월 21일(월): 경로의 날(敬老の日) – 장수와 노인을 공경하는 날
9월 22일(화): 국민의 휴일(国民の休日) – 경로의 날과 추분의 날 사이에 껴서 자동 지정되는 휴일
9월 23일(수): 추분의 날(秋分の日) – 낮과 밤의 길이가 비슷해지는 시기, 조상을 기리고 자연에 감사하는 날
이렇게 2026년 9월에는 3일 연속으로 이어지는 연휴가 형성되어 여행이나 귀성 계획을 세우기에 좋은 시기입니다. 특히 날씨가 선선해지는 가을 초입이라, 국내외 관광객 모두에게 인기 있는 기간이 될 것으로 예상됩니다.